애플노트북 처음 샀을 때 세팅하는 방법

윈도우 노트북을 오래 쓰다가 애플노트북으로 옮긴 지인이 가장 먼저 물은 건 성능이 아니라 파일이 어디로 갔느냐는 것이었다. 새 노트북을 켜자마자 앱부터 설치하면 이런 불편이 쌓인다. 내가 처음 세팅할 때는 쓰던 프로그램과 파일을 확인하고, 입력 방식에 익숙해진 다음, 백업을 잡는 순서로 진행한다.
기존 PC에서 꼭 쓰는 것부터 적어둔다
옮기기 전에 윈도우 PC에서 일주일 동안 실제로 연 프로그램을 적어두면 판단이 빨라진다. 브라우저, 문서 편집기, 메신저처럼 대체하기 쉬운 앱도 있지만 회계 프로그램, 회사 보안 프로그램, 특정 장비의 설정 도구는 macOS용이 없을 수 있다. 설치 파일만 복사한다고 윈도우 프로그램이 Mac에서 실행되지는 않는다. 업무에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라면 제조사에 Mac 지원 여부와 라이선스 이전 조건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다.
특히 Apple 칩이 들어간 모델에서 윈도우 사용을 전제로 구매했다면 확인이 필요하다. Apple 지원 문서의 Boot Camp 설치 대상은 Intel 기반 Mac이다. 예전에 Intel 맥북에서 하던 방식 그대로 윈도우를 설치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계획이 꼬인다. 가상화 프로그램을 고려하더라도 필요한 윈도우 앱과 주변기기가 그 환경에서 작동하는지 각각 확인해야 한다.
파일도 전부 한꺼번에 옮기기보다 문서, 사진, 다운로드 폴더를 먼저 살핀다. 같은 이름의 파일이 여러 곳에 있으면 오래된 사본까지 따라오기 쉽다. 원본 PC의 자료는 새 노트북에서 파일을 직접 열어 확인할 때까지 남겨두는 게 마음 편하다.
업데이트와 파일 이동은 순서대로 한다
처음 켠 뒤에는 전원을 연결하고 시스템 설정의 일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서 사용 가능한 업데이트를 확인한다. 설치와 재시동이 끝나면 Apple 계정 로그인, 화면 잠금, 지문 인식 같은 기본 설정을 마친다. 회사에서 지급한 기기라면 계정이나 보안 설정은 회사 안내를 우선한다.
윈도우 PC 자료를 많이 옮겨야 한다면 Apple의 마이그레이션 지원을 쓸 수 있다. Mac에서 Windows PC로부터 전송을 선택하고, 윈도우 PC에는 현재 macOS 버전에 맞는 Windows 마이그레이션 지원을 설치한다. 전송할 항목을 고르기 전에 두 기기의 전원 연결과 저장 공간을 확인한다. 사진과 문서 몇 폴더만 필요하다면 외장 저장 장치로 직접 복사하는 쪽이 옮긴 내용을 눈으로 확인하기 쉽다.
전송이 끝났다고 바로 원본을 지우지는 않는다. 자주 쓰는 문서 두세 개를 열어 글꼴과 표가 깨지지 않는지 보고, 사진은 원본 크기로 열리는지 확인한다. 메일이나 브라우저 자료도 실제로 필요한 항목이 들어왔는지 따로 확인한다. 파일 개수만 맞는 것보다 평소 작업을 한 번 끝까지 해보는 검사가 더 확실하다.
윈도우와 다른 조작 세 가지만 익힌다
처음 며칠은 사양보다 손에 익은 조작이 체감 속도를 좌우한다. 복사와 붙여넣기는 Ctrl 대신 Command와 C, Command와 V를 쓴다. Command와 Tab은 앱 전환, Command와 스페이스 바는 검색이다. 단축키를 전부 외울 필요는 없고 하루에 자주 누르는 것부터 바꾸면 된다.
윈도우의 닫기 버튼처럼 창을 닫았는데 앱이 계속 실행 중인 것도 처음에는 헷갈린다. Mac에서 Command와 W는 창을 닫고, Command와 Q는 앱을 종료한다. 트랙패드 오른쪽 클릭이 어색하면 시스템 설정의 트랙패드에서 보조 클릭을 두 손가락 클릭으로 지정한다. 이 두 가지를 알아두면 앱이 안 꺼진다거나 메뉴가 안 보인다는 질문이 꽤 줄어든다.
외장 모니터와 허브도 실제 작업 자리에서 연결해 본다. 모니터가 켜지는지만 볼 게 아니라 원하는 해상도와 주사율이 나오는지, 충전과 외장 저장 장치를 함께 연결했을 때 안정적인지 확인한다. 지원 가능한 외장 화면 수는 칩과 모델에 따라 다르므로 모니터를 여러 대 쓸 계획이라면 해당 모델의 Apple 기술 사양을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백업을 잡고 배터리는 사용 패턴에 맞춘다
파일을 옮긴 뒤에는 시스템 설정의 일반, Time Machine에서 외장 저장 장치를 백업 디스크로 지정한다. Apple은 백업 디스크 용량으로 Mac 저장 용량의 두 배 이상을 권장한다. 지정 과정에서 디스크를 지울지 묻는 화면이 나올 수 있으니, 기존 파일이 들어 있는 저장 장치를 무심코 선택하면 안 된다. 첫 백업이 끝난 뒤 파일 하나를 찾아 복원 화면에서 보이는지도 확인해 두면 좋다.
배터리는 숫자 하나에 매달리기보다 쓰는 방식에 맞추면 된다. 시스템 설정의 배터리에서 최적화된 배터리 충전 상태를 확인한다. 지원되는 Apple 칩 모델과 macOS 버전에서는 충전 한도도 설정할 수 있다. 주로 책상에서 전원을 연결해 쓴다면 한도를 고려할 만하고, 외출이 잦다면 필요한 날 100% 충전해 쓰면 된다.
새 애플노트북의 첫인상은 벤치마크 점수보다 평소 하던 일이 끊기지 않는지에서 갈린다. 쓰던 문서를 열고, 주변기기를 연결하고, 백업에서 파일을 찾는 과정까지 한 번 해두면 그다음부터는 기계에 맞춰 일하는 느낌이 훨씬 줄어든다.
